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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25 : First posting.
다음은 해당 영상의 댓글 좋아요수 2등인 @gentlewave258 님 댓글을 갈무리 한 것입니다.
불교수행자 출신(현재는 무종교) 연구자입니다. 과학적으로 중요한 몇 가지 부분을 덧붙입니다.
### 무아(無我)의 신경과학적 원리
명상가 대상의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DMN (Default Mode Network) 과 더불어 후상부두정엽이 비활성화된다는 겁니다. 후상부두정엽은 자신의 위치정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자기 위치에 대한 감각이 흔들리는 것이 자아 확장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된다는 뜻입니다.
눈을 감고 호흡(혹은 다른 대상)에 집중하고 앉아있으면 신체의 움직임은 멈추지만 뇌는 끊임없이 기억과 상상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뇌는 상상/기억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즉 몸은 움직이지 않는데 뇌는 다른 시공간에서 행위를 계속하는 거죠. (이걸 DMN (Default Mode Network) 이라고 합니다.)
즉 "위치 정보의 혼란"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자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 핵심이 됩니다.
'나의 위치'에 대한 감각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나'라는 경계가 무너지는 거죠.
이것이 명상을 통해 무아 상태에 이르는 신경과학적 기전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호흡을 통한 신경 안정 및 세로토닌 serotonin 분비 유도 과정도 필수 과정이나 글이 너무 길어서 생략합니다.
요즈음 다른 명상 기법들도 많지만, "앉아서 눈을 감고 하는 명상"이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 과정을 끝없이 거듭하면 비로소 DMN (Default Mode Network) 이 비활성화되기 시작합니다.
인간이 이러한 초월감을 느끼는 여러 가지 방법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광활하고 압도적인 환경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우주를 대할 때, 혹은 새로운 자연 경관에 노출되었을 때 인간은 경외감을 느끼는데, 이 때도 DMN (Default Mode Network) 과 후상부두정엽이 비활성화됩니다. 위치 개념이 흔들리면서 자아가 일시적으로 무너지는 거죠.
위치 개념의 혼란으로 인한 자아 확장, 그로 인한 어마어마한 쾌감. 저는 이것이 인간의 '탐험 본능'의 진화적 산물이라고 추측합니다. 즉, 아프리카 토종 영장류인 인간이 전대륙으로 퍼질 수 있었던 이유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여행을 떠나는 이유, 산에 오르는 이유일 수도 있고요.
재밌는 건 네팔, 북인도, 티벳이 바로 이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맥과 대초원, 거대한 숲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 명상 종교가 발전한 것이 우연이 아닌거죠.
### 사랑은 자아의 확장. But...
사랑은 자아의 확장이 맞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사랑이 강해지면 다른 집단에 대한 배타성과 공격성이 강해집니다.
당연합니다. 내가 무언가/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것의 안위를 위해 방어성이 강해져야 하니까요.
즉, 사랑은 조건부 자아 확장입니다.
사랑에 관여하는 바소프레신 vasopressin (남성에 더 많음) 과 옥시토신 oxytocin (여성에 더 많음) 은 사랑의 감정과 함께 배타성도 강화시킵니다. 심지어 사랑을 느낄 대상이 없는 통제된 상황에서는 적대감만 늘어나는 케이스도 발견되었습니다.
사례는 쉽게 알 수 있죠? 자식을 위해 비리를 저지르는 정치인부터 아이만 생각해 민폐를 끼치는 극성 엄마들까지. 그런데 이것이 일부 사례가 아니라, 초원들쥐부터 인간까지 포유류 모두가 가지고 있는 속성입니다.
사례가 극단적인가요? 죽음의 위기에 처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학폭 가해자가 되어 재판을 받게 될 위기에 처한 자식을 무비판적으로 감싸는 어머니의 사랑은 도덕적으론 양 극단에 있으나 뇌에선 비슷한 기전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외집단에 대한 배타성 (및 적대감) 이 높아지면 누군가에 대한 사랑 또한 강해집니다. 영웅주의 및 메시아니즘의 심리적 기반이며, 최근의 정치현상들이 바로 그 예입니다.
+추가) 댓글 대화 중 인류애와 배타성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재미있는 예시가 될 것 같아 추가합니다.
인류애를 최우선시하는 사람들의 사상을 세계시민주의자라고 합니다. 인용하자면,
"세계시민주의 (Cosmopolitanism) 는 그리스어 Cosmos (세계) 와 Polites (시민) 의 합성어로, 개인이 속한 민족·국민·국가 등의 가치 관념이나 편협한 애정, 편견 등을 초월하여 인류를 하나의 겨레로 보는 사고다. 세계시민은 생명과 평화 같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세계시민주의자들은 전인류에 대한 보편적 사랑을 강조합니다. 정의대로라면 이들이야말로 배타성을 초월한 사랑을 지닌 분들이겠죠.
하지만 이들은 분노합니다. 미국의 세계시민주의자들은 인류애를 파괴하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을 경멸합니다. 반이민정책을 내놓고, 차별적 발언을 아무렇게나 내뱉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분노합니다. 이들에게 탄압받는 약자들을 보며 슬퍼하며, 그런 차별이 당연한 것처럼 구는 정치인들과 정치세력에게 분노합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가 자식을 위협하는 모든 것에 배타적일 수 밖에 없듯이, 인류애를 가진 사람들조차 인류애를 망가뜨리는 사람에 대해서는 배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랑은 배타성을 수반합니다.
### 무아無我 상태에서의 우주 전체를 향한 무한한 사랑이 가능할까요?
그럼에도 초월적 사랑의 감정은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길항작용이 멈춘 상태에서의 엄청난 호르몬 방출 형태로 관찰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 사랑의 상태에 일상적으로 머물러 있는 건 불가능합니다. 배우자에 대한 설렘을 계속 유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이 초월적 감정은 (LSD복용 시에도 일어나는) 일종의 호르몬 폭발*에 가까운 특정 감정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 이야기하는 의미에서의 이상적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단기적이라고 할 수 있죠.
*(세로토닌 serotonin, 옥시토신 oxytocin, 베타엔돌핀 beta-endorphin 등)
무엇보다 생리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그런 사랑의 감정을 길항작용 없이 계속해서 느낀다면 뇌는 단시간 안에 파괴될 겁니다. 내인성 오피오이드 (아편) 의 과다분비로 뇌가 중독되고 기능이 상실되는 겁니다.
실제로 오쇼 라즈니쉬를 비롯한 유명 힌두 수행자들 일부가 그 '무한한 사랑'을 향한 집착과 중독에 빠져 프리섹스 (난교행위) 를 명상의 수단으로 규정하고 악용해왔습니다. 제자들의 성착취의 명분이 되기도 했구요.
차루케시 라마두라이 (소위 '섹스 사원') 등의 인도 유적들과 카마 샤스트라 (성애론서), 힌두 경전들을 보면 지난 수천 년 간 이런 문제에 빠진 수행자들이 꽤 많았던 걸로 판단됩니다.
초월적 사랑의 감각을 계속 연장하고 싶었겠지요.
### DMN (Default Mode Network) 의 비활성화로 인한 초월적 감각은 진실인가? 아니면 감각일 뿐인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명상 수행을 오래 해본 분들은 모두 이 초월감을 느낍니다.
내가 사라지고,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죠.
재밌는 건 폐쇄수도원에서 묵상 기도에 전념하는 기독교 수도자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데, 뇌를 스캔해본 결과 DMN (Default Mode Network) 과 후상부두정엽의 비활성화가 똑같이 관측되었습니다.
힌두교에서는 이 느낌을 범아일여라고 합니다.
대승불교에서는 이 느낌을 공(空)이라고 하죠.
기독교 수도자들은 하나님을 느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 느낌이 우리가 우주를 직접적으로 인지하는 현상일까요? 아니면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감각의 오류일 뿐일까요?
왜 비슷한 뇌 활성도를 보이는 사람들 중에서, 누구는 연결성을 보고 누구는 신을 보는 걸까요?
해답은 다양할 수 있지만 한 가지는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이 현상을 너무 신비적으로 해석하게 되면 잘못된 종교적 믿음에 빠질 위험이 높습니다.
그러니 이것을 진리라고 정의하지 마시고, 판단의 여유를 남겨두시길 권합니다.
## 개인적 의견 (by kipid)
나 없이 세상을 보는 법. 나 라는 경계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너와 나의 구분은 어떻게 그렇게 깔끔하게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일까? 나란 System 과 나 외의 System 은 어떻게 그렇게 명확히 나눠질 수 있는걸까? 없는걸까?
분자론적 관점에서 보면 나를 이루고 있는 분자들이 나를 형성할 뿐, 나란 System 과 나 외의 System 을 분자론적 관점에서 구분짓는 것은 굉장히 작위적인 일이다. 나라는 몸뚱이가 공간적으로 완벽히 격리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격리 할수도 없다. 그런데 나와 나 외의 것을 구분지어야 양자역학을 이해할수가 있다. 나라는 관측자가 있어야 확률적으로 나에게 측정되는 모든 것들이 내가 측정한 것의 eigenstate 중 하나로 붕괴하고 살아있는 고양이와 죽어있는 고양이의 중첩 상태에서 깨져 죽거나 살아있는 고양이만 보는 형태로 확률적으로만 예측 가능한 이상 야리꾸리한 물리학이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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